"이 글은 본인의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적은 글이므로, 사실 여부에 대한 일체의 논박을 거절합니다." 나 또한 불안장애를 2년 동안 겪으면서 '지옥문' 앞까지 갔다온 경험자로서 현재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다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한다. "
1. 불안장애와의 이별 - 단약
병원외래를 다니면서 약을 먹고 불안이 잡히게 되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단약을 생각하게 된다. 단약이란, 불안이나 공황을 약으로 잡았으나 계속해서 영원히 약을 먹고 살 수는 없으니 약을 줄여가는 과정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약을 너무 오랜 시간동안 복용하게 되면, 아무래도 우리 몸에는 약으로 인한 부작용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요즈음 아무리 신경정신과 약들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인공적인 물질들로 우리의 호르몬 체계를 조절하고 신경을 때로는 마비, 때로는 달래는 일이 좋은 일일 순 없다. 부작용들이야 여러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나의 경험에 따르면 병적인 졸림, 늘어짐, 온몸에 힘이 빠짐, 손발이 저림, 관절이 아픔, 두통, 안구건조증, 성욕감퇴, 등 여러 가지가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병적인 졸림은 정말 심각했다. 일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단약을 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할 원칙이 있다.
첫째, 단약의 시작은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시작하라.
불안이나 공황 증세가 완전히 잡혔다고 생각해서 섣불리 단약을 빨리 시작하는 것은 금물이다. 적어도 5-6개월 이상 의사의 처방을 따라 꾸준하고 충분한 시간동안 약을 복용한 이후에 의사와의 상담을 충분히 거친 후에 단약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5-6개월동안은 어떤 상황이나 새로운 스트레스 조건에서도 어느 정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잘 버텨주는 지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당연히 운동도 많이 하고 신체 면역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식품을 같이 먹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둘째, 단약은 의사의 처방에 따라 신중하고 세밀하게 하라.
지금 먹고 있는 약의 종류가 3-4가지 이상이라면 어느 약부터 얼마만큼의 약을 감량할 것인지에 대해 의사와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주 적은 양의 감량만으로도 우리 몸이 바로 바로 그 효과(혹은 역효과, 부작용)를 체험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신경정신과에서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약의 파워가 얼마나 큰 것인지.... 거꾸로 말하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니 0.1mg을 줄이더라도 결코 얕보지 말고 신중하고 세밀하게.... 의사의 처방을 따라 감약하기 바란다.
세째, 감약 단계에서 절대 무리한 감약은 해롭다.
나의 경우 한번의 재발로 인해 2번의 감약 과정을 거쳐보았는데, 첫번째 감약은 약 하나 하나를 줄일때마다 처음 일주일간은 힘들었다. 이러다가 다시 불안이 도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할 정도였다.
그래서 두번째 감약할 때는 그 속도에 있어 절대 무리하지 않았다. 감약을 했다가 조금이라도 힘들면 그냥 마음 편하게 원위치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렇다고 해서 나 자신을 무시하거나 경멸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감약하지 못한 사실에 대해, 혹은 감약하였더니 여전히 불안이 밀려든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 불안해하거나 자괴감에 빠져거나, 절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점은 대단히 중요하니 꼭 명심하기 바란다.
네째, 감약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을 조금이라도 상쇄할 수 있는 것은 초콜릿 같은 단 것을 먹는 것이 특히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된다.
불안감이 밀려들 때 약간의 요기를 통해 배를 채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는 것도 좋다. 심호흡을 하는 것도 좋고, 주위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노력도 해보라.(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영화를 보는 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영 잠재워지지 않는다면 감약은 아직 이른 시기이다. 다시 원래 용량대로 증약을 해야 한다.
당신도 불안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제발, 절대 희망을 버리지 말고 마음을 강하게 하라.......
2. 불안장애 증상과 극복 - 불안장애와의 이별, 단약과정
많은 사람들이 나의 단약과정을 궁금해해서 오늘은 단약과정을 아주 구체적으로 적어보려 한다. 많은 이들에게 혹여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경우 2017년 8월경부터 불안이 시작되었고....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 2018년 1월까지 버틴다고 버텼지만 몸무게가 10kg이 빠지고 잠못드는 날들과 불안이 신체화증상까지 넘어와서 도저히 견딜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래서 결국 휴직했고,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본격적인 투병 끝에 3개월만에 회복하고 복직했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8년 8월말 경 다시 재발했고, 또 2019년 1월까지 약을 다시 복용하며 버텼지만 소용이 없어
직장에서 해고당할 각오를 하고 두번째 휴직을 신청했다. 집에서 가료하며 3개월을 버텼으나 증세는 더 심해져갔다. 다시 몸무게가 10kg가까이 빠지고, 끝내는 잠을 못자고.... 우울이 심해지고.... 나중에는 이명증세까지 왔다. 가장 견디기 힘든 건 역시 불안장애의 신체화증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이었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내 발로 의사를 찾아가서 입원을 결정했고 한달간의 병원생활이 시작되었다.
2019년 4월 말 입원하여 한달 병원에 있었고, 불안이 많이 잠재워져서 5월말에 퇴원했다. 그리고 7월 1일자로 다시 직장에 복귀했다. [두번에 걸쳐 휴직을 허락해주고, 나를 기다려준 직장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남은 인생 충성을 다해야지....^^]
나의 단약 기록은 병원에서 어느 정도 불안이 잡힌 이후 감약을 시행한 기록이다. 구체적으로 처방받은 약의 이름과 하루 기준 복용 용량을 정리했다. 예를 들어 하루에 약을 두번 먹었고, 아침보다는 저녁에 약을 좀 더 많이 먹더라도 하루 종일 기준으로 용량을 정리했으니 이점 유념하기 바란다.
나의 감약 기록이다.
노란색으로 칠해진 것이 항우울제다. 나머지는 불안과 관련하여 처방이 이루어진 듯 하다. 상기 약들의 복용용량 단위는 당연히 mg이다.
이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이 된다
처음에는 나도 약 종류가 꽤나 많이 있었구나.........
상기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우울해소는 2019년 7월 말 즈음에 끝났다. 불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트리티코정은 1달동안 더 복용을 하고 단약하였으며, 미르탁스정30mg 와 렉사프로20mg은 지속적으로 복용하면서 점진적으로 감약을 실시하였다. 무려 7개월에 걸친 감약 과정을 거친 것이다.
감약 과정에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감약은 철저하게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의사의 처방을 따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의사에 대한 신뢰가 대단히 중요한 것 같다.
둘째, 절대 서두르는 마음을 가지지 말라. 섣불리 감약했다가 불안 증세를 견디지 못해 또 증약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감약 시간을 충분히 가지라.
가장 중요한 거, 오늘 이 글을 통해 정말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셋째, 약에만 의존하지 말고 본인의 적극적인 의지를 150% 동원하라.
불안장애에 시달린 사람은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모든 요소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제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울증에 시달린 사람 또한 자신을 우울하게 만들었던 모든 환경들을 바꾸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첫째, 감약은 철저하게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의사의 처방을 따른다. 둘째, 절대 서두르는 마음을 가지지 말라. 감약시간을 충분히 가지라. 셋째, 약에만 의존하지 말고 본인의 적극적인 의지를 150% 동원하라. |
나의 경험에 따르면 항불안제나 항우울제를 복용하여 두 증세를 잡아주는 것은.....절벽으로 떨어지는 사람에게 로프를 던져서 그 사람의 허리를 잠시 감아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단지 거기서 만족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괜찮아진 듯하여 감약을 시행하면 마치 감겨 있던 로프를 푸는 것과 같아 다시 몸이 떨어지는 아찔함 같은 것을 경험하고는 다시 허리에 로프를 감는다.(다시 원래대로 증약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는 이 병에서 평생 벗어날 수 없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상황에서 허리에 로프가 감겨서 떨어지는 것을 면할 수 있었다면그 다음 할일은 죽을 힘을 다해 로프를 이용하여 절벽을 올라오는 일이다. 물론 팔 힘이 충분치 않아 로프를 당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평상시에 운동을 하지 않아서 뱃살이 많이 나오고 과체중인 사람은 더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살기 위해 로프를 당겨 절벽을 올라야 한다. 그래야 살수 있다.
나의 경우, 처음 불안장애를 극복할 때는 휴직하는 3개월동안 하루도 안빠지고 산에 올라가서 매일 3시간씩 배드민턴을 쳤다.
나중에는 너무 운동을 심하게 해서 계단을 걸어올라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운동했다.
다시 무릎과 허리 도수 치료를 받고 침을 맞아야 할 정도로 운동에 매달렸다.
두번째 불안장애 때는 단순 노동속으로 나의 몸을 밀어넣었다. 집에 오면 힘들어서 퍽퍽 쓰러져 잘 지경이었다. 그리고 틈만 나면 내가 행복을 느끼는 일을 찾아 그 일에 몰두했다. 처음 불안장애를 극복할 때는 색소폰 부는 일에 몰두하여 매일 한두시간씩 산에 올라가 색소폰을 불었다. 산에서 내려오면 자전거를 타고 햇볕을 쐬러 밖으로 나가서 2-3시간씩 자전거를 탔다.
그렇다고 자전거를 타는 동안, 색소폰을 불고 산에서 내려오는 동안 내 우울감이 씻은 듯이 사라졌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왜 우울증을 걱정하겠는가.....
극심한 우울감에 '내가 지금 뭐하는 건가.... 이게 뭐라고.....무슨 도움이 된다고...집에서 잠이나 잘 걸.....' 온갖 잡념들에 시달렸다.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았다.
왜? 이렇게 병든 상태로 남은 인생을 약에 갇혀서, 우울에 사로잡혀서, 불안에 떨면서 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힘들다. 하지만 힘들때마다 힘을 내고 또 힘을 내야 한다. 우울감을 이겨내고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해 약에만 내 몸을 맡기지 말고...내 몸이 다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면역력에 좋은 건강식품들도 난 가리지 않고 먹었다.
홍삼 외에도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각종 건강식품들을 챙겨 먹었다. 운동도 쉬지 않고 열심히 했고, 내가 내 인생이 즐겁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런 저런 활동들을 꾸준히 했다.
그리고 힘들때마다 아는 후배가 보내준 메세지를 다시 읽으며 기억하려 했다.
오빠~♡ 우울증도 몸의 일부가 아픈 병이니까 정신력으로 이기려하지 말고(정신력으로 이겨내지 못한다고 조금의 자책도 하지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면서 원인을 차단한 환경에서 지내다보면 분명히 좋아질꺼야!! 현대의학의 힘을 믿고, 또 뭐든지 잘 해왔던 오빠 자신을 믿고 힘들어도 다시 힘을 내고 또 힘을 내라~ 우리 주변에 만성질환 여러개 가진 사람들 정말 많고 더 심각한 병으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정말 많잖아~이만하길 다행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구... '끌어당김의 법칙'이란게 정말 있데~내가 생각하고 말하는게 에너지가 있어서 그런 비슷한 에너지를 가진 일들을 계속 끌어당긴다네~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은 밝은 생각, 행복한 생각을 많이 하자 오빠♡ |
그리고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들을 생각하며 긍정의 메세지들을 잃어버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여러분 모두 나처럼 모든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다 던져버리고 행복하고.... 살아갈만한 인생으로 회복되기를 기도한다.
힘을 내고....또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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